*가족의 사고사 내용 有

첫째 카와 켄이치로,
그 다음 카와 토미사부로.
아, 한 명 누락됐다.
그 둘 사이에, 카와 케이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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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사부로에겐 쌍둥이 형이 있다. 케이지로.
취향도 비슷하고, 성향도 비슷하다. 그러니, 관심사도 비슷했고 그 관심사에 손을 댄 것도 똑같았다.
케이지로와 토미사부로는 배움과 활동을 모두 함께했다.
토미사부로가 보통 구상을 하고, 케이지로가 주로 제작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곤 했다. 물론, 재능이 있었으니 서로의 작업 역시 능숙하게 하긴 했다. 다만, 역할이란게 그런 거다.
재능도 있는 쌍둥이겠다, 부모님의 연줄로 꽤 큰 프로젝트를 맡아보게 되었다. 성당 겉면을 재공사하는 김에 스테인드 글라스를 제작하겠다는, 그런 내용. 그만한 프로젝트를 14살 아이 둘에게 맡기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이지만. 처음부터 완성까지, 둘이서 해냈다.
아니, 마지막은 혼자였다.
마지막으로 창에 붙이는 작업을 하다가 케이지로는, 추락사했다.
부모님은 아들의 죽음에 슬퍼하다가도, 신에게 바치는 선물을 만들다, 곁으로 갔으니, 괜찮다.
오히려 고귀한 가치가 깃들 것이다.
라며 금방 넘겨버리는 부모님은, 이 작품을 토미사부로의 개인작으로 발표했다.
그저 재료 취급에 그쳐버리는 이 현실에 토미사부로는 환멸을 느끼고, 그때부터 부모님과 종교를 외면한다. 동시에 형제를 기리기 위해, 계속해서 유리를 만진다.
하지만 토미사부로는 이런 것을 티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뜯어버리고 싶은 십자가는 부모님이 걸어주었기에 모른척 차고 다니고, 자신의 재능을 이어나가는 이유를 가리기 위해 형제의 존재를 감추었다. 뭐, 결국은 자기 부모님이 한 짓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꼬이는 건 바라지 않는다. 나만 희생하고 모른척 하면, 어느새 다 지나가고 말 것이다.